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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신상공개, 정의의 칼인가 복수의 칼인가

2026-0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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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겨울 서울에 사는 김모(35) 씨는 평생 모은 돈 5억 원으로 전세 계약을 했습니다. 신혼부부의 보금자리였습니다. 그런데 6개월 후 집주인이 잠적했습니다. 알고 보니 같은 집에 이중, 삼중 계약이 걸려 있었습니다. 집은 경매로 넘어갔고, 김 씨가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은 1억 원도 안 됐습니다.


김 씨는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수사는 더뎠습니다. 집주인은 해외로 도피했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분노한 김 씨는 생각했습니다. '살인범, 성폭력범 얼굴은 뉴스에 나오는데, 왜 내 인생을 박살낸 이 사기꾼 얼굴은 안 나오는 거지?'


이것은 김 씨만의 분노가 아닙니다. 2023년 한 해에만 전세사기 피해 신고가 수만 건이었습니다. 피해액은 수조 원에 달합니다. 일부 피해자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기사를 볼 때면 사기꾼들의 얼굴을 공개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범죄자 신상을 공개할 수 있는 경우는 딱 정해져 있습니다.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살인, 강도, 성폭력 등 만 해당됩니다. 여기에 사기는 없습니다.


아무리 수백억 원을 뜯어가도, 수천 명을 울려도, 사기범의 얼굴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법이 정한 '중대범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회의원들이 법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26.1.26.자 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 등은 "사기죄를 신상공개 대상에 포함하자"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또한 민주당에서도 전세사기 특별법 논의 당시 악성 임대인 신상공개를 강하게 주장한 바 있습니다. 양 당 모두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 법안은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이견이 없는 법이니까요.


그럼에도 저 같은 변호사나 법률전문가들은 조심스러워합니다. 왜일까요?


A는 친구 B에게 "사업 아이템이 있는데 투자해줘. 1년 안에 2배로 돌려줄게"라며 5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업은 망했고, A는 돈을 못 갚았습니다. 이것이 사기일까요, 사업 실패일까요?


- 후략 

https://www.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9149